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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건강 이야기/ADHD 생활기

ADHD인이 운동하는 법

by 벨리너린 2021.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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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의 효과를 안들어본 현대인이 있을까? 많은 현대인들은 건강을 위해선 운동을 해야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많은 현대인들은 또, 운동해야한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현생에 치여 실천하지 못한다. 게다가 ADHD까지 가지고 있다고? 운동은 커녕 생업을 제대로 해내는 것도 버겁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미 운동하라는 소리를 백만번 들은 당신에게 백만일번째로 말하자면, ADHD를 비롯한 신경다양인일수록 운동을 해야한다. 운동은 ADHD에 직접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일단 ADHD의 주범인 도파민노레프네프린을 증가시켜서 집중력 자체를 높여준다. 그뿐인가, ADHD를 가진 사람은 그렇지 못한 또래 비교군보다 전두엽이 덜 발달되어있는데 (전두엽은 계획, 충동 제어, 인지 기능 등 성인으로서의 기능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운동은 직접적으로 전두엽의 기능을 향상시킨다. 나도 운동을 정말 싫어하고 게으른 성격이었는데, 올해 들어서 이제 반년간 거의 매일 근력운동을 하고나니 체력이 좋아져서 집행기능이 상승했다. 무슨 말이냐면, 예전에는 하루 8시간 일하고 나서 저녁해먹고 나면 설거지할 기력도 없어서 쓰러져있었는데, 반년간 꾸준히 근력운동을 하고 나니 저녁먹고 남은 그릇을 다 정리하고도 청소기도 돌리고 쓰레기도 버리고 이렇게 블로그도 쓸 체력이 생겼다. 체력이 생기는 것은 시간이 생기는 것이란 말을 실감하게 되었다. 

 

그런데 ADHD를 비롯한 정신건강 조언이라는게 그렇게 모순적일 수가 없다. 정신건강이 좋지 못해서 운동을 못하는 것인데, 정신 건강을 더 좋게 만들려면 운동을 해야한다니! 나는 인간의 '의지'라는 것을 믿지 않는다. 내가 여태까지 무언가를 해야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하지 못했던 이유는 하기 어려운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이유를 파악하고, 제거하고, 하기 쉽게 만들어야한다. 다음은 내가 여태까지 살면서 운동을 보다 쉽고 꾸준한 습관으로 만드려고 해봤던 효과적인 방법들이다. 

 

1. 매일 빠지지않는 루틴으로 만들어두기

이 방법은 매일 정해진 시간에 출퇴근이나 통학을 하는 규칙적인 생업을 가진 사람들에게 좋은 방법인데, 아예 매일 하루에 일정한 시간은 무조건 운동을 하는 것이다. 이게 듣기에는 빡세 보이지만 오히려 일주일에 2-3번 운동하는 것보다 훨씬 쉽다. 어느 순간 하기 싫다는 생각을 할 새도 없이 자동으로 하게 되기 때문이다. 나는 한 2개월 정도를 매일 아침 좀 더 일찍 일어나서 출근 전 30분을 집에서 온라인 PT 홈트를 하고 출근했다. ADHD를 가진 사람에게 일찍 일어나서 무언가를 한다는 건 정말 기함할 소리일 수도 있겠지만, 알람이 울리자마자 입에 각성제를 털어넣고 일어나니 생체 시계가 맞춰져서 요즘엔 공복에 굳이 각성제를 먹지 않아도 일어나서 저절로 운동하고 출근할 수 있게 되었다. 마치 출근하기 전에 양치질을 하는게 당연한 것처럼 말이다. 

 

출근 전 홈트를 한다던지, 퇴근길에 항상 피트니스 스튜디오를 들른다던지의 루틴을 자연스럽게 만들어 보는 것이 어떨까? 

 

2. 함께 운동하기 

ADHD인이 무엇인가를 하게 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남과 같이 하는 것이다. 자기 자신과의 약속보다 타인과의 약속이 훨씬 지키기 쉽다. 지키지 않으면 죄책감을 느낄 대상이 있기 때문이다. 

 

컨설팅에서 야근을 밥먹듯 하던 시절, 매주 퇴근 후 친구와 조깅 약속을 하곤 했었는데, 이렇게하면 워라밸도 어느정도 지켜지고, 운동도 하게되고, 친구와 시간도 보내게 되어 정말 좋았다. 같은 운동 취미를 하는 친구가 없더라도 나이키 런클럽 같은 운동 동호회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3. 노쇼 페널티가 있는 운동 클래스 수강신청 하기

이건 내게 제일 잘 맞았던 방법인데, 요가나 필라테스 수강료를 내고 예약한 날 오지 않으면 노쇼 페널티 요금까지 내야하는 서비스를 이용했던 것이다. 진짜 아무리 가기 싫어도 내 무거운 엉덩이를 일으키는데에 금융 페널티만한게 없었다. 자매품으로 코로나 때문에 온라인 PT를 이용하면서 내가 운동을 하지 않으면 온라인 코치가 잔소리 하는 것도 정말 효과가 좋았는데, 유튜브만 봐도 운동은 할수 있지만 돈을 지불했기에 더욱 더 실천하게 되는 무엇인가가 있었다. 내가 의지가 더 강한 사람이었다면 돈 안들이고도 운동할 수 있었겠지만, 한달에 5만원가량 수강료를 내고 타인의 도움을 받아 의지를 살 수 있다면 나쁘지 않은 것 같다. 

 

4. 실행하기 쉽게 만들어두기 

운동해야하는데 운동복으로 갈아입기가 귀찮아서, 요가매트를 깔기 귀찮아서 10분 30분 한시간 하루 미루게 되는 경험이 있는가? 나는 많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나는 자기 전 요가매트를 미리 깔아두기, 퇴근 전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퇴근하기 등의 방법을 썼었다. 

 

또한, 유튜브를 보고 운동하려다가 운동 영상 찾는데만 운동 시간이 다 가는 경우가 있는데, 그래서 나는 일부러 주말이나 월말에 미리 운동 영상을 저장하고 플레이리스트를 나눠둔다. 월요일은 상체, 수요일은 하체, 금요일은 코어, 주말은 전신운동, 이런 식으로. 이렇게 미리 따라할 운동 영상을 정해두면 실제로 운동 시간에 운동에만 집중하기 보다 수월해진다. 


나의 ADHD 치료에 약물치료 다음으로 효과가 강력했던 것은 운동이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이렇게 운동의 효과를 확실히 본 이상, 이제 평생 거의 매일 꾸준히 운동하며 살고 싶을 정도이다. 우리는 아마 좋던 싫던 지금 가진 몸을 가지고 50년에서 100년은 살아야한다. 우리 뇌는 우리 몸의 일부에 불과하다. 그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해 운동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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