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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건강 이야기/ADHD 생활기

ADHD 약이 듣지 않는 이유

by 벨리너린 2021. 6.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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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경우엔 성인 ADHD 약물 치료가 꽤 효과가 좋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DHD 약물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날들이 종종 있다. 조사를 해 보니, 약의 용량이 자신에게 맞더라도 ADHD 약물 치료의 효과를 떨어트릴 수 있는 음식이나 컨디션이 있다고 하는데, 그런 조건들을 한번 소개해보고자 한다. 

 

1. 수면 부족 

종종 밤새워 공부하려고 ADHD 약물을 오남용하는 사례들이 있다. 그러나 연구 결과들에 의하면, 수면 부족인 상태에서는 ADHD 각성제를 복용해도 인지 기능이 좋아지지 않는다고 한다. 나 역시 고백하건데 수면 부족인 상태를 각성제 효과로 버텨보려고 해본 적이 많은데, 그런 날들이 며칠 지속되면 분명 정신 건강도 신체 건강도 굉장히 나빠져서 회복하는데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각성제는 절대 수면의 대체제가 아니다. 피곤하다면 각성제를 더 먹지 말고 잠을 더 자야한다. 

 

2. 구연산, 비타민C 함유된 식품과 함께 섭취 

구연산 (citric acid)는 오렌지, 귤, 과일 주스 등에 함유되어 있는데, 구연산이나 비타민 C가 함유된 음식을 섭취하고 1시간 이내에 ADHD 치료제를 먹는다면 각성제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고 한다. 그러니 각성제를 복용하기 전 아침 식사는 되도록이면 이러한 과일이 없는 메뉴로 고르던가, 아니면 아침 식사 후 1시간 후에 각성제를 복용하도록 하자. 

 

3. 스트레스 받았을 때 

특별히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여도 ADHD가 심해져서 평소에는 잘 듣던 약물치료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조급하고 스트레스 받을 때 평소보다 뭔갈 잊거나 엎지르는 등 실수도 더 많이 하는 경험은 누구나 다 해봤을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아서 평소보다 ADHD 증상이 더 심해진 것 같은 날, 심호흡, 명상, 요가, 마음 챙김 등을 통해 마음을 좀 가라앉혀보자.

 

4. 물이나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았을 때

ADHD 치료제는 각성제이니 만큼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주어야 탈수 현상을 막을 수 있다.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거나, 음식을 제대로 섭취하지 않아 혈당이 떨어지면 ADHD 약물 치료의 효과가 떨어지고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고 한다. 그러니 현재 ADHD 약물 치료 중이라면 신경써서 더 물과 건강한 음식을 챙겨 먹자.

 

5. 여성의 경우 생리 주기가 다가올 때 

이번 항목은 아직 과학적으로 입증된 연구 결과는 아니나, 많은 여성 ADHD 환자들이 생리 주기가 다가옴에 따라서 ADHD 증상이 심해짐을 보고한다. PMS, 생리통과 더불어서 ADHD 증상까지 심해지고, 평소 잘 듣던 각성제가 잘 안들을 때면 정말 힘들다. 아직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가 없으니 해결책도 딱히 없는데, 생리 주기가 다가옴에 따라 ADHD 증상까지 심해지는 것 같다면 혼자가 아니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6. 각성제 약의 종류나 용량이 나와 맞지 않을 때

위의 다섯가지 항목들은, 평소에 ADHD 치료제의 종류와 용량이 내게 효과가 있다가 어느날 갑자기 효과가 없을 때를 전제로 한 정보이다. 위의 모든 항목들이 해당 사항에 없는데 잘 듣던 ADHD 약이 듣지 않기 시작한다면, 내 정신과 주치의와 상담해서 각성제 약의 종류나 용량을 바꿔봐야할 타이밍일지도 모른다. 이런 경우라면 꼭 주치의와 상담을 하자. 


ADHD 약물 치료를 한지 반년이 넘어가고, 이제 각성제 효과가 돌 때의 내가 더 익숙하고 약을 안먹었을때의 ADHD 증상이 더 낯설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나의 경우엔 각성제를 먹었는데도 집중력이 떨어질 때면 (생리 주기를 제외하고) 반드시 수면, 영양, 수분 섭취 등 내 몸에 대한 보살핌을 게을리 했구나, 라는 경각심으로 삼고 내 몸의 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기 시작한다. 집중력은 목적 자체가 아니라 수단이다. 우리는 건강하고 행복해야 마땅한 인간이지 제대로 자고 먹지 못해도 계속 능률이 좋아야 하는 생산 수단이 아니다. 그러니 집중력이 떨어지기 시작한다면 자책하지 말고 다시 나를 돌보는 일에 더 정성을 기울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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