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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라이프

독일에서 병원 찾기 & 예약하기

by 벨리너린 2021.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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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병원을 찾아 가는건 어쩌면 그 자체로도 혈압에 좋지 못한 과정 같다. 일단 예약 없이 방문할 수 있는 대부분의 한국의 1, 2차 병원과는 다르게, 예약 없이 갈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거기다가 영어까지 할 줄 아는 의사를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이고, 내가 가지고 있는 보험을 받는 병원인지도 체크해야한다. 예약은 또 전화로만 받는데, 영업시간조차 매일 다르게 뒤죽 박죽이라 일하는 입장에서는 정말 시간 맞춰 전화하기도 힘들다. 영업시간 맞춰 전화한다고 해도 아예 안받는 경우도 허다하다. 어찌 저찌 예약이 된다 하더라도 몇주에서 몇달은 기본으로 기다려야한다. Aㅏ... 한국 같은 의료 선진국에서 온 사람은 병원 한번 가기 정말 힘들다는걸 깨닫게 된다. 그래서 독일에서 병원가는 방법을 쉽고 어려운 순서대로 설명해본다. 

 

순한맛 - 온라인 플랫폼에서 바로 예약하기

 

Clickdoc.de UI

MZ세대가 기후변화보다 무서워하는 것은 바로 전화 통화이다. 그것도 생판 모르는 남이랑? 그것도 제3외국어인 독일어로? 전화 예약이 싫어서 병원 가기를 포기할 정도다. 그런 MZ세대, 혹은 독일어 울렁증인 사람들에겐 온라인 병원 예약 플랫폼을 제일 먼저 시도해보는 것을 권한다. CLICKDOC, Doctolib, doctena가 가장 대표적인 사이트이고, 기능은 거의 비슷 비슷 한것 같다. 내 지역 의사들을 진료과목, 보험 종류, 구사 언어 별로 필터링해서 찾을 수 있고, 의사에 따라 바로 플랫폼 내부에서 온라인으로 예약이 가능하기도 하다. 여기서 내가 필요하고 원하는 의사를 찾아서 예약까지 골인한다면, 축하한다! 이것만 성공해도 한숨 돌린거다.

 

짠맛 - 전화나 이메일로 예약하기

온라인으로 바로 예약하는 것이 순한맛이었다면, 짠맛은 무조건 전화나 이메일로만 예약을 받는 곳들이다. 사실 이메일로도 예약을 받지 않는 이런 곳들이 95%정도라고 보면 된다. 위에 언급한 사이트들에서 예약할 수 있는 의사 자체가 절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이때 구글링을 해보고 홈페이지에 써있는 영업 시간 내로 맞춰서 전화를 걸어야한다. 대부분의 리셉션 직원들은 영어를 못하고, 영어를 할 수 있냐고 물어보는 순간 끊기도 한다. 그래서 일단 더듬 더듬 독일어로라도 하는게 좋다. 

 

매운맛 - 흔치 않은 질병 / 진단 검사 병원 예약하기 

흔치 않은 질병이나 진단 검사를 필요로 하는 순간이 온다면, 그건 아마 독일에서 병원 찾기의 최고 난이도일것이다. 진료 과목만 맞다고 아무 병원이나 해줄 수 있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구글에 관련 질병이나 진단 검사를 취급하는 병원을 찾고, 그 병원들 진료 시간을 일일이 기록해둔 다음에 그 시간에 맞춰서 전화해봐야한다. 안받는 경우도 많고, 분명히 웹사이트에는 그 진단 검사를 취급 한다고 해놓고 전화해보면 안한다고 끊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메일을 써 볼수도 있겠지만 80% 확률로 읽씹 당한다. 여기까지 오게 되면 정말이지 병원 가는걸 포기하게 되거나, 계속되는 거절과 현생에 치여 병원 찾기만으로도 몇주에서 한달이 넘어갈 수도 있다. 그렇게 병원을 찾고 나면 또 다시 몇주에서 한달은 기다려야 예약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의사는 그나마 온라인으로 예약할 수 있는 확률이 더 높은데, 심리치료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등을 찾는다면 그건 기대하기조차 힘들다. 무조건 구글링해보고, 전화해보고, 안되면 또 전화해 봐야한다. 이 과정을 계속 거치는 것은 정말 치료 의지를 시험하는 과정이다. 

 

나같은 경우엔 이메일 주소를 제시해 놓는 다면 이메일을 써보고, 전화로만 예약이 가능하다면 다음날 예약 받는 시간을 아이폰에 미리 리마인더 설정을 해둔다. 이렇게 까지 해서 거절만 당하는게 현타가 오긴 하지만, 어쩌겠나. 내가 내 건강을 포기하면 아무도 책임져주지 않을텐데 말이다.


독일에서 사는 데에는 각기 다른 이유가 있고, 그러자면 단점까지도 감내하면서 살아야 하는 것 같지만 가끔 여러가지 면에서 한 20년은 뒤쳐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특히 병원이나 관공서가 전자화가 되어있지 않을 때, 본업도 있는데 시간만 날리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아무쪼록, 독일에서 병원에 가기 위해 이 글을 읽으시는 분이라면 꼭 온라인 예약 성공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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